"명품 기업 품위 IT로 지킨다"

"명품 기업 품위 IT로 지킨다"

 ‘명품 기업의 품위는 IT가 지킨다.’

 구찌·불가리·발렌티노 등 세계적 명품업체들이 경기 침체라는 난제를 극복할 해법으로 IT를 주목하고 있다.

 1일 월스트리저널은 최근 물류(logistics) 혁신 시스템 도입으로 거듭나고 있는 세계 명품 산업계를 조명했다.

 △패션은 첨단, 시스템은 구닥다리(?)=‘구찌가 세계 최고 명성의 뉴욕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 납품해야 할 핸드백의 납기를 지키지 못한다면?’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다. 실제로 구찌는 올초 자사 낡은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의 결함으로 미국 주요 백화점들이 구매를 철회하면서 분기 수익이 2% 감소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0년대 초 절정에 달했던 명품 산업계는 최근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장벽에 직면해 재고 관리와 전략 상품의 효과적인 공급 등을 실현해주는 신규 IT 시스템 도입이 절실해졌다.

 △발렌티노, IT시스템으로 물류 혁신=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발렌티노는 SAP 소프트웨어 시스템 도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발렌티노 매출 약 8억달러 중 2.5%를 신규 기술 도입에 할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발렌티노가 물류 시스템 혁신에 적극 착수해 제품 생산 주기를 단축하고 전세계 생산·유통망의 제조 일정과 판매 추이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루카 비아넬로 발렌티노패션그룹 이사는 “매일 매장 판매, 제조, 선적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제품 공급을 매끄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2003년부터 시작한 물류 시스템 통합이 내년에 완전히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IT 시스템 구축은 선택 아닌 필수=명품 브랜드 외에 자라(Zara)·H&M 등 대량 생산 패션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명품 산업의 주도권은 이제 디자이너에서 소비자로 옮겨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트렌드와 유통 매장의 마케팅 전략 등을 정확히 분석, 관리해주는 시스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버버리그룹은 최근 몇 년 간 1억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IT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지난해 4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탈리아 보석·화장품 브랜드인 불가리도 판매 시점 데이터 시스템 혁신으로 신속한 상품 재고 관리가 가능해졌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