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50일을 넘기면서 인터넷이 의사소통의 중요한 장으로 떠올랐지만 이성적 소통의 장의 역할은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중계, 아고라, 블로그 등 인터넷 여론은 주요 의제를 환기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미디어로써 여전히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요한 사안을 이끌어가는 의제 설정 기능은 있지만 미디어로써 갖춰야할 객관성·사실성 등의 요소는 결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는 주도, 정책 반영은 미미=다음 아고라와 같은 토론장에서 촉발된 이슈가 촛불집회, 광고 불매 운동 등에 분수령은 됐지만 실제 정책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속적인 美쇠고기 수입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시안 발표가 강행되거나 한 것들이 그 예다.
성동규 교수는 “황우석 사태 때도 아고라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이 때는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이성적·객관적 토론이 이뤄져 정책에 반영될 여지가 많았다”며 “이번 논쟁에서는 이성적이고 정책적인 대안 제시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1인 미디어, 미숙한 부분도 많아=전문가들은 인터넷 생중계, 블로그 등 1인 미디어가 기존 언론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비췄지만, 미디어로써 갖춰야 할 객관성·사실성 등의 요소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대생 사망설과 같이 검증되지 않은 사실 유포나 독도 포기설 등 본질에서 벗어난 사안에 대한 자정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 생중계, 블로그 등 1인 미디어는 미디어의 형태를 바꿔나간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쏠림현상은 여전=이슈가 발표될 때마다 여론의 쏠림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주제의 글의 조회수가 몰리거나 주요 사안이 발생한 날과 뒷날 포털사이트의 전체적인 트래픽과 뉴스 조회수는 급증했다 돌아오는 성향을 보였다.
언론학자들은 인터넷이 기존 언론이 갖고 있는 게이트 키핑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지는 본질적인 속성이면서 한계라고 설명했다. 또 역동적인 인터넷 여론의 속성상 한 이슈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사안이 나타나면 옮겨가는 것도 이런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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