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휴대인터넷 전략을 와이브로에 집중, 본격 육성에 나선다. SKT는 이를 위해 연말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등지에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존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서비스 고객도 와이브로서비스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T가 최근 와이브로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한 KT와 진정한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올 하반기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끊김 없이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 일산·분당·인천 등 수도권 일부 구간에 구축돼 있는 와이브로 ‘핫존’도 대학 등 거점지역을 기준으로 확대에 나선다.
회사 측은 특히 오는 2009년까지는 ‘웨이브2’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구축, 기존 와이브로에 비해 최고 두 배까지 데이터 전송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 10만7000명(5월 말 기준)의 HSDPA 고객이 와이브로 서비스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등 본격적으로 와이브로 가입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HSDPA 대비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자연스럽게 휴대인터넷 가입 고객들이 와이브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SKT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와이브로를 통해 가시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3G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SKT 와이브로는 무선인터넷 모뎀으로 출시된 HSDPA와의 차별성이 없어 마땅한 마케팅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05년 사업권을 획득한 이래 지금까지 5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가입자가 30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제 네트워크 커버리지, 속도, 요금 등 삼박자가 갖춰진만큼 와이브로를 SKT 대표 휴대인터넷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종오 SKT 와이브로사업팀장은 “와이브로 웨이브2 상용화를 기점 삼아 본격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반기 서울 전역에 망을 구축하고 신규 요금제 및 다양한 단말기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SKT의 이 같은 와이브로 육성 전략은 하나로텔레콤 인수 시너지를 높이고 KT그룹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다. 와이브로는 단말기를 활용한 데이터 중심 네트워크인만큼 유선인터넷과 동반 활용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박동욱 KISDI 박사는 “장기적으로 와이브로는 하나로텔 인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KT그룹에 대항하기 위해 SKT도 와이브로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