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능형 로봇` 성장엔진 달자

 지능형 로봇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3월 말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제정한 바 있는 정부는 1일 이와 관련된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이번 제정안은 2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정식 공포된다. 지능형 로봇은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여서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삶의 질 향상과 고령화 시대 도래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로 기존 산업현장은 물론이고 환경·실버·의료·교육·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각국의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특허 출원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90년대만 해도 연평균 30여건이었던 특허출원이 2000년 들어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엇보다 지능형 로봇은 선진국도 아직 초기단계여서 우리가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 디지털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를 잇는 또 하나의 세계 1등 품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전통적 로봇 강국인 일본을 비롯해 미국·유럽이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도 조선·자동차·IT산업의 강점을 기반으로 일부 제어기술과 응용기술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이미 지난 2003년 이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 오는 2013년까지 세계 3대 지능형 로봇기술 강국이 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세계 시장 규모가 85억달러밖에 안 되는 데서 알 수 있듯 지능형 로봇 산업이 꽃피우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수요 창출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가 지난해 세계 최초라 할 수 있는 로봇 테마파크(로봇랜드) 조성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것도 이의 일환일 것이다. 여기에 이번 제정안에서 한국전력 등 5개 에너지 공기업이 지능형 로봇 사업에 출연 또는 융자를 할 수 있도록 해 지능형 로봇 산업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다.

 그동안 에너지 공기업은 자원 개발 등에서 지능형 로봇 수요가 있었지만 관련 업무가 아닌 관계로 출연 또는 지원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행령 제정으로 이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아울러 민간에서 출시하는 로봇펀드 투자 대상 사업을 지능형 로봇 제품과 부품의 기획·연구개발·생산·유통 등으로 보다 구체화한 것도 시선을 모은다. 지능형 로봇산업은 기술 특성상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적은 자본으로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대표적 산업이다. 5∼10년 뒤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지능형 로봇이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도록 민·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