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데이터센터, 그린IT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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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하는 데이터센터가 인류에게 ‘재앙(災殃)’ 수준의 에너지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머큐리뉴스는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이 외부 전문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발표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예측 보고서’를 바탕으로 2012년에는 데이터센터를 동작시키고 열을 냉각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 비용이 연간 2500억달러(260여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 한 해 예산과 맞먹는 수준으로 지난 2005년의 185억달러 보다 13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 데이터센터가 처음 등장한 1972년과 비교한다면 1000배가 넘는다.

 이번 조사에는 데이터센터를 운영중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야후, 오라클, 넷앱 등 17개 IT기업의 실제 사례가 포함돼 있다.

 ◇쇼셜네트워킹사이트(SNS)가 주범=에너지 소비량의 급증에는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크기가 커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초창기(1972년 기준) 데이터센터당 평균 면적은 500평방피트에 시간당 50킬로와트 소비량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각각 50만평방피트에 시간당 5만킬로와트로 늘어났다.

 연구에 참여한 조나단 쿠메이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이 2배가 늘어나 1500억킬로와트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처럼 에너지 소비량이 폭증한 데에는 수많은 이용자가 동영상이나 사진 등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주고받으며 정보와 감정을 공유하는 유튜브·페이스북 같은 SNS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이다. ‘인터넷 혁명’의 뒷면에는 엄청난 자원들이 소모되고 있고 엄청난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된다는 지적이다.

 ◇그린IT, 사고의 틀을 바꿔라=보고서는 ‘그린 IT’를 보다 획기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대안도 소개했다.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냉각 장치를 전기 뿐만 아니라 건물 밖에서 부는 자연의 바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아예 아이슬랜드 같은 냉대기후 지역이나 지하 동굴 같은 곳으로 옮기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메모리업체 스팬션의 에코램 같은 저전력 소비 부품을 확대해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사례 분석 대상이 된 17개 IT기업들은 이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면 연간 총 45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양은 자동차 800만대가 운행하면서 배출하는 것과 같다.

 수보드 바팻(Bapat)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부사장은 “에너지 위기가 재앙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IT기업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