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원점에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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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값싼 인터넷전화(VoIP)로 옮겨 쓰기 위한 번호이동제도가 원점에서 다시 논의된다. 특히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도입을 강행하더라도 유사시 소방서·경찰서 등에 자동 연결하는 ‘긴급통화 서비스’ 구현이 어려워 일러야 8월 말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일 제17차 회의를 열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통화’ 구현 가능성, 시점 등을 점검·토론한 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도입 여부를 의결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A사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통한 긴급통화 구현 현황을 점검했으나 화재·조난신고인 ‘119’만 가능했다. 그나마 119 긴급통화도 8월 말 이후에나 상용서비스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긴급통화 서비스 대상인 △일반범죄신고(112) △간첩신고(113) △해양사고·범죄신고(122) 등은 기술적 한계와 해당 기관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구현이 요원한 상태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를 이용해 가계통신비를 절감하는 장점이 있으나 긴급통신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면서 “제도를 도입할지, 도입 시점을 조율할지 등을 상임위원들이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LG데이콤을 비롯한 10개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이와 관련, “현재 위치 추적 등 일부 미진한 기능의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달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선시행 후보완’을 주장하고 나섰다.

KT는 ‘선보완 후시행’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값싼 서비스(인터넷전화)도 중요하나 생명과 재산을 담보할 시내(유선)전화 수준의 기술·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선결과제라는 것이다.

KT 측은 또 “긴급통화뿐만 아니라 정전이 됐을 때 인터넷전화를 쓸 수 없는데도 이 같은 내용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LG데이콤 측은 이에 대해 “정전 시 통화가 안 되는 것은 인터넷전화뿐만 아니라 KT ‘안(Ann)폰’을 비롯한 무선전화기와 고기능 단말기도 마찬가지”라며 “배터리 등을 제공해 정전 시 불통상황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용·김원배기자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