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돼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에서 지난 2분기 단 한건의 기업공개(IPO)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벤처캐피탈연합회(NVCA)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소속 회원사들이 인큐베이팅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을 IPO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고 사업을 본격화시킨 실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혔다. 이는 3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대내외 경제 환경이 반영돼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IPO는 신생 벤처기업들에게는 창업의 지상 최대 목표로까지 여겨져왔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전후로 급속히 줄었다. NVNC는 작년 4분기 IPO에 성공한 기업이 31개였고, 지난 1분기에는 5개 기업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창업 후 IPO까지 걸리는 기간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99년에는 4년6개월이던 것이 8년6개월로 길어졌다.
기업간 인수합병(M&A) 사례도 급감했다. 2분기에 총 50건이 이뤄졌으며 해당 기업들의 가치는 24억달러에 머물렀다. 지난해 2분기보다 40%가 줄었다. 1분기까지 합친 M&A 총 건수는 120건으로,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가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을 달리 해석해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릭 하이즈만 퍼스트마크캐피탈 이사는 “최근의 상황을 역으로 생각해보면 되레 창업하기가 좋은 시기”라며 “위기가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글의 사례를 들어, “구글은 인터넷 버블이 붕괴된 2001년부터 2003년 사이 기반을 닦아 2004년 IPO에 성공했다”면서 “전세계 인터넷 벤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기업이 바로 이 시기에 배출됐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