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도서관` 일본서 인기몰이

치요다 웹 도서관의 초기화면.
치요다 웹 도서관의 초기화면.

 24시간 365일 가정에서 도서관의 장서를 PC로 빌려볼 수 있는 ‘웹 도서관’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치요다구립도서관은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웹도서관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정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장서를 다운로드한 후 PC화면으로 열람하는 방식을 취한 웹 도서관은 24시간 언제라도 책을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 도서관을 찾아가야 했던 기존 대출 방식을 완전히 탈피했다.

 22개 출판사 3150권의 e북을 세 권씩 비치한 이 웹 도서관에선 한 번에 다섯 권을 최고 14일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우스 조작만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읽을 수 있고, 음성 낭독 기능과 메모 기능도 제공한다. 올들어 관내 거주자 200여명이 웹 도서관을 이용했다.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일반인은 물론 시각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웹 도서관은 인기다.

 이에 부응해 도서관 측은 매년 3000권 이상의 e북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의 도서관들도 치요다구립도서관을 모델로 웹 도서관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용 편의 개선의 효과도 뛰어나지만 가장 큰 득을 보고 있는 곳은 바로 도서관 측이다. 15만권에 달하는 장서의 보관 공간이 부족해 도서관 증축이 불가피했지만 웹 도서관 시스템을 도입한 후 이 같은 고민은 사라졌다.  신간서적 뿐만 아니라 기존 서적을 e북으로 전환할 경우 남게 되는 공간은 문화시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책을 빌려볼 수 있어 지식격차 해소라는 사회공헌 효과도 따른다.

 웹 도서관 구축이 가능해진 건 저작권 보호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웹 도서관의 장서는 대출 기한이 지난 후 PC에서 자동 삭제된다. 대출 기간 중 복제나 인쇄도 불가능하게 만들어져 있다. 웹 도서관 구축에 드는 초기 투자 비용은 약 1000만엔.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출판사의 저항은 없을까?

 치요다도서관에 e북을 공급한 쇼우갓칸 넷미디어센터의 이와모토 사토시 부장은 “본래 도서관은 장서를 돌려볼 목적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선 종이책이나 e북이나 다를 바 없다”며 “복제 방지 시스템 하에서 책을 윤독하는 것은 문화적 공헌 효과도 있어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e북 시장은 2002년 10억엔 수준이던 것이 2006년엔 182억엔 규모로 크게 늘었고, 웹 도서관이 활성화될 경우 시장 규모는 큰 폭의 신장이 기대된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