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서울디지털밸리 10만 시대

 “제3공업단지에 40개 업체를 유치한다.” 1971년도 7월 당시 구로공업단지를 관리하던 한국수출산업공단 공단회보에 실린 사업목표 내용이다. 정확히 37년이 지난 지금,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3단지의 3000개사를 포함해 모두 77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 690개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고용 10만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고용 10만명이 의미하는 바는 새롭다. 한때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공동화 현상까지 빚어졌던 산업단지가 규제 완화와 저비용을 통해 새로운 고용창출의 보고로 거듭난 것이다. 여기에 첨단 IT업종 벤처기업이 70%를 상회하는 구조는 고용과 생산, 신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산업단지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희망적인 요소다.

 10만명을 구성하는 젊은 청년층의 면면은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해준다. 엔지니어와 IT 전문인력에 디자이너, 연구진이 만들어가는 창의와 아이디어 그리고 패기와 열정이 바로 이곳의 인적 경쟁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10만명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할 때다. 다행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교통 인프라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가리봉균형발전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편의시설도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기업지원기관들이 모여들면서 체계적인 기업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기업과 기업, 근로자들이 서로 모여 교류와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그 집적의 기반에서 네트워크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 데 있었다. 옛 구로공단이 수출입국의 꿈을 실현했듯이 이제 서울디지털단지의 미래를 담보할 교류와 협력의 ‘신산업단지 문화’가 절실할 때다. 한때 국가 수출의 10%를 차지했던 옛 구로공단의 영광을 넘어 서울디지털밸리 10만명의 주역들이 펼쳐갈 희망찬 미래를 기대해 본다.

김종혁 한국산업단지공단 홍보팀 대리 mephie@e-clus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