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플래시 메모리시장의 큰 손 ‘애플’이 올해는 큰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세미코리서치는 올해 낸드 플래시메모리 성장률이 13%(매출 기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25%의 절반 수준이다. 시장 규모는 35억2850만여개로 지난해 25억860만개 보다 35%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세미코리서치는 이처럼 전망한 원인에 대해 당초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초슬림 노트북PC ‘맥 북 에어’의 판매량이 부진한데다 이달 11일부터 시판되는 애플의 3G 아이폰이 ‘특수’ 수준을 이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등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대외적인 환경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착탈식 USB 메모리와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 UMPC 등 대용량의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필요로하는 디지털 기기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샌디스크-도시바, 삼성, 하이닉스, IM플래시 등 낸드 메모리제조업체들은 40나노미터급의 초미세 회로 공정을 본격 적용해 고집적화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수잔 캐덜 세미코리서치 연구원은 “올해 ‘애플 효과’가 낸드 플래시메모리시장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면서 “이이팟의 위력 만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
◆애플 전현직 임직원 스톡옵션 조작 혐의 휘말려
전·현직 애플 CEO를 포함한 애플 직원 일부가 백데이팅(스톡옵션 소급적용) 혐의로 다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지난달 27일 마틴 보젤과 케네트 마호니 등 다수의 애플 주주들은 산호세 연방법원에 백데이팅을 방조한 혐의로 애플의 임원들을 고발했다. 원고들은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애플의 임원들이 재무를 조작해 수백만 달러를 이익을 챙겼으며 주주들의 피해 규모는 약 70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우수 인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보장하기 위해 백데이팅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현직 CEO인 스티브 잡스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2번의 스톡옵션이 부여된 사실이 이미 폭로됐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 “나중에 취소했으며 결과적으로 잡스가 이익을 본 것은 없다”며 그를 옹호해 왔다.
애플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임직원에게 지급한 스톡옵션의 지급 일자를 조작해 매입 주식 가격을 실제보다 낮춘 것으로 의심받아 고소를 당한 바 있다. 이번 스톡옵션 조작 혐의로 스티브 잡스와 함께 프레드 앤드슨 전 CFO, 낸시 하이넨 전 수석법률고문, 이사 윌리엄 캠밸도 피고소됐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