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2분기에 드디어 ‘휴대폰의 원조’ 모토로라를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작년 2분기에 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제친 지 정확히 1년 만에 LG전자도 모토로라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에 따라 국산 휴대폰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가 노키아와 함께 빅3 체제를 구축, 향후 시장구도의 고착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 등 해외 시장조사기관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대표 남용)는 올 2분기에 2800만∼2880만대의 휴대폰 판매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실적은 전 분기(2440만대)에 비해 18% 이상 성장한 것으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일부 부진에도 불구하고, 북미, 유럽 등에서의 프리미엄 휴대폰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1분기 400만대 차이로 LG전자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모토로라는 2700만∼278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 분기(2740만대)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에 LG전자는 최소 20만대, 최대 180만대 차이로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 삼성에 이어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에 모토로라가 LG에 추격당한 것은 급변하는 시장 대응력에 한계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이통시장이 3G로 급격하게 이동하면서 휴대폰 구매 주기가 지속적으로 짧아지고, 이통사들의 맞춤형 단말기 공급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모토로라가 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모토로라는 현재 사업부 분할매각과 인력 조정안 등을 발표하는 등 어수선한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올 4월에는 연내에 2600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으며, 다음달에는 본사 연구소의 개발인력 180여명을 영업부서로 재배치한다. 신규 휴대폰 개발 프로젝트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교체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서 고성능의 휴대폰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모토로라보다 LG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모토로라가 하반기 들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LG전자가 삼성전자와 함께 ‘영원한 맹주’ 노키아를 위협할 쌍두마차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달 3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모토로라의 발표를 봐야겠지만, LG전자가 글로벌 톱3에 등극하는 것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LG전자의 프리미엄 휴대폰 경쟁력이 서서히 전 세계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에 4700만∼4800만대의 판매대수로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노키아는 1억20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종석기자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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