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서비스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인 삼성SDS는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20억원의 해외 수출고를 기록한 LG CNS도 상반기에 이미 전년도 실적에 근접한 310억원을 수주했으며, SK C&C도 상반기에 8000만달러의 해외 수주를 올리며 연내 1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빅3 외에 포스데이타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2000만달러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계약했으며 IT서비스업체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현대정보기술 역시 지속적으로 동남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부터 시작해 20여년의 업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IT서비스업체들이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여기에서 머물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서비스는 고유가와 세계 경제 침체로 휘청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좋은 분야다. 이는 서비스가 고용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서비스 중 IT서비스는 내부적으로는 각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고 외부적으로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출 아이템이다. 휴대폰·조선·자동차 등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오른 제조업과 발표 때마다 세계 상위권을 기록하는 전자정부,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까다로운 고객을 가진 금융 분야는 결코 쉽지 않지만 그동안 쌓은 IT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아쉽게도 빅3를 위시해 우리 IT서비스업체들은 그동안 그룹사 물량이라는 안정적 매출원 때문에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이런 참에 이 같은 타성을 벗고 가능성이 무한한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니 기대가 된다. 물론 IT서비스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데는 국내 시장의 수익성이 높지 않은데다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 매출원인 그룹 계열사의 국내 투자는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반면에 해외 투자는 확대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우리 IT서비스업체들도 이제 해외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때가 왔다. 아직 우리 기업들의 역량은 세계적 IT서비스국가인 미국·인도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하다. IT서비스 꽃인 컨설팅을 비롯해 고유 방법론 등이 글로벌기업과 비해 뒤진다.
희망적인 것은 정부와 기업이 해외 IT서비스 시장에서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IT서비스 수출은 제조상품과 달리 그 나라의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성과가 단기간에 나지 않는 등 성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우리의 신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