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크린골프 창업붐이 뜨겁게 일면서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마땅한 사업 아이템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많은 사람이 스크린 골프방으로 성공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속에도 잘되는 사업군인 스크린골프는 사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역사가 매우 짧다. 지난 2002년 스크린 골프장비가 처음 국산화된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듭했고 기술수준도 세계 정상에 올랐다.
스크린 골프방이 전국 곳곳에 확산된 배경은 국민의 골프사랑을 충족시키기에 골프 환경이 너무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계속 늘어나는 골프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골프장 수, 비싼 그린피, 부족한 경기시간 때문에 상당수 골퍼는 실제 필드에 한번 나가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스크린 골프는 이처럼 국민이 갈증을 느끼던 골프수요를 확실히 충족시켰다. 한국은 전 세계 스크린골프 시장의 80%를 차지했고 덕분에 내가 근무하는 회사도 이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도심 속에 골프열풍을 몰고 온 골프방은 이제 단순히 오락거리가 아니다. 더구나 일본·중국·유럽에서도 한국의 스크린골프방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인 골프와 첨단 과학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레저문화로서 독립적인 스포츠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골프역사에서 박세리의 LPGA 우승도 대단한 사건이지만 세계 골프문화의 변방인 한국에서 스크린골프방이라는 독자적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낸 것도 정말 자랑할 일이다. 불리한 스포츠환경을 과학기술로 극복한 모범적 사례가 아닌가. 스크린골프의 성공으로 과학기술과 스포츠의 결합이 다른 스포츠 분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는 이용자가 직접 골프화를 신고 골프 장갑과 실제 클럽을 가지고 직접 볼을 맞추는 등 필드에 나가는 과정을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사실적으로 만족시킨다. 이 같은 첨단기술과 접목한 스포츠게임의 진화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말 궁금하다.
한수진 골프존 홍보담당 과장 hsjp2000@golfz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