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상품인 휴대폰을 오는 2012년까지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이동통신 산업 발전전략’이 8일 발표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시장 세계점유율은 21%인데 이를 오는 2012년까지 35%로 끌어올리고 연간 6억대의 생산과 함께 수출 7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원 투 텐(1 to 10)’이라고 이름붙인 데서 알 수 있듯 이동통신 분야의 하나에서 열까지 철저히 준비하고 경쟁력을 높여 4년 후 우리나라를 세계최강의 이통통신 국가로 올려놓겠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다.
고유가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 국부 증진이다. 그동안 에너지를 비롯해 바이오 등 여러 부문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거론됐지만 어느 것 하나 아직 확실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휴대폰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 제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정책이 나와 반갑기 그지없다. 정부 계획대로 실현되면 휴대폰이 또다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구세주가 될 것이다.
세계 휴대폰 4대 중 1대가 국산인 데서 알 수 있듯 단말기 부문은 우리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보다폰 같은 글로벌 통신사업자가 없는 등 서비스로 눈을 돌리면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도 대부분 외산이 장악하고 있다. 반면에 세계통신 시장은 4세대(G)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 잠시라도 한눈 팔면 바로 1류에서 2류로 떨어질 수 있다. 어제만 해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규격을 확정함으로써 조만간 개화할 4G 이동통신에 대한 표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전략을 마련하면서 정부가 지적했듯 우리 이동통신산업은 외형적으로 세계적 수준이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쟁력 격차가 심하다. 또 단말기 업체 위주로 발전한데다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이 단기에 그치곤 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중소기업에 효과적으로 확산·이전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단말기 업체와 부품업체가 윈윈하는 양방향 협력 체계도 갖춘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휴대폰 세계 1위를 비롯해 주목할 만한 것이 많은 이번 이동통신산업 발전 전략을 정부는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규제 철폐와 경쟁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투자를 유도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이동통신의 서비스 투자가 기기산업으로 이어지고, 또 기기분야 신기술이 다시 서비스로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