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헤세 CEO식 처방전, 스프린트에 약될까, 독될까?

댄 헤세 CEO식 처방전, 스프린트에 약될까, 독될까?

 “혁신이냐, 도박이냐”

댄 헤세 스프린트 최고경영자(CEO·사진)를 겨냥한 여론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린 스프린트를 구하기 위해 영입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남극탐험가 ‘어네스트 섀클턴’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임직원들에게 보게 한 것. 가도가도 끝없는 망망대해를 뚫고 마침내 남극 최초 탐험대 일원으로 이름을 올린 섀클턴의 영웅담을 들려줬다.

그가 무력감에 빠져 있는 5만8000여 스프린트 임직원들에게 준 것은 바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었다. 이후 그는 99.99달러에 음성과 데이이터 통신을 묶은 무제한 요금 상품을 내세워 AT&T와 버라이즌에 빼앗긴 고객 되찾기에 나섰고, 클리어와이어를 와이맥스 사업자로 내세워 120억달러에 달하는 딜을 성공시켰다. 또 AT&T가 판매하는 애플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12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삼성의 ‘인스팅트’를 내고 선제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구조조정도 단행하고 가장 문제가 된 고객서비스 부문 인력도 보강했다. 덕분에 지난 1분기에만 100만명이나 감소한 가입자수 감소세는 멈춰섰다.

헤세가 CEO에 선임될 무렵 스프린트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서비스 품질에 대해 고객의 불만이 접수돼도 대응은 커녕 피드백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회사가 위태로우니 자기 밥그릇을 챙기거나 어떻게든 다른 직장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노력에 대해 영화 쇼생크 탈출을 빗대 “누더기 같은 기업 문화를 고쳤고 부정의 늪에서 스프린트를 구출했다”고 평가하기도했다.

반면 헤세의 빠른 대응에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고객서비스센터가 있는 미국 캔자스시티는 도시 전체가 나서 ‘헤세 성토 대회’를 벌이고 있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한 4000여명의 감원 인력이 캔자스시티에 집중돼 있는 데다 대리점 폐쇄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현지 지역 신문인 캔자스 시티 스타는 “헤세는 귀를 열고 생업을 잃은 캔자스 주민들의 현실을 봐야한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사람을 줄이면서 서비스가 더 악화돼 되려 스프린트를 떠나는 고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