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구매의 예술

[현장에서]구매의 예술

 소비자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다양화하면서 제품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해 모든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다기능화에 힘쏟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품질을 높이고 경쟁사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는 구매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구매를 예술의 경지에 이르게 하라”고 했다. ‘구매 예술화’로 구매부서의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열쇠도 바로 구매 관리에 있다. 미국 기업 생산비용의 대략 50%가 재료비지만 한국 기업은 이 비중이 65∼70%에 이른다. 그만큼 한국기업이 원재료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구매 혁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투하자본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도 가장 큰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구매다. 구매는 워낙 단위가 커서 1%만 절약해도 다른 분야보다 몇 배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기업을 살펴보면 직원의 80% 이상이 매출 증대에 집중하는 부서(연구개발, 영업, 마케팅)에서 일하는 반면에 지출(구매 등)을 주로 삼는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은 손에 꼽힌다. 여기에 딜레마가 존재한다. 효과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구매를 운영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적인 물가 급등 현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 공급 부족으로 인해 경영 분야에서 구매 분야를 전략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구매비용을 1% 절감하는 효과는 직원 수의 6.7% 감소, 재고 10% 감소, 판매량 3% 증가와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구매비용을 낮추는 만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구매에 관한 관심도는 높지만 아직 구매전담 부서가 갖춰지지 않은 기업이 많이 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구매 전문 인재를 강화하기 위한 CEO의 결단력이 필요한 때다.

 정창배 심팩ANC 외자구매팀장 cbjung@simpaca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