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아이폰` 아시아 휴대폰 암거래시장 꿈틀

애플의 신형 3G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해 11일 이른 새벽부터 줄지어 서있는 일본 사람들<AFP연합>
애플의 신형 3G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해 11일 이른 새벽부터 줄지어 서있는 일본 사람들<AFP연합>

11일 애플의 3G 아이폰 공식 판매와 함께 아시아의 휴대폰 암거래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공급하는 전세계 22개국 외에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불법으로 디지털 잠금장치가 해제된 제품을 거래하는 암거래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과거 구형 아이폰 출시 때에도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미국·유럽 등지로 수출됐다가 다시 중국으로 밀반입된 사례는 있었지만 신형 아이폰에 대한 폭발적 관심으로 밀수품에 대한 수요는 전례없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 ‘해적판’ 제품의 천국인 태국 방콕과 중국 등지에서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아이폰만 구하면 된다는 사용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애플은 홍콩·뉴질랜드·일본 등에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으나 태국처럼 정식 루트로 아이폰을 살 수 없는 대다수 아시아 국가의 아이폰 ‘중독자’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방콕 금융 업체의 한 임원은 “구형 아이폰을 팔아 3G 신형 아이폰을 구매할 예정”이라며 “가격이 얼마든 간에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요 폭증에 암거래상들은 정상가보다 최대 3∼4배 비싼 가격에 아이폰 ‘예약’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8기가바이트 3G 아이폰을 무려 860달러에 판매한다는 한 휴대폰 판매상은 “금주에 주문을 받으면 7월 말까지는 제품을 구해 잠금장치를 풀어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불법 DVD와 위조 명품이 판매되는 방콕의 MBK센터에는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 잠금장치를 풀어드립니다’라는 문구까지 버젓이 내걸려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은 3G 아이폰을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해 홍콩·중국 등지의 암거래상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상하이의 화이하이(Huaihai) 거리에 위치한 ‘사이버마트 몰’의 한 상인은 “홍콩에서 제품을 입수하자마자 잠금장치를 풀어 판매할 수 있다”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의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중국인들은 쉽게 해킹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에 대한 초기 수요 증대로 당분간 이같은 불법 거래가 성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은행의 크리스 위트모어는 “잠금장치가 풀린 휴대전화는 주로 홍콩, 중국 등지로 흘러간다”며 “이 지역에서 밀수품이 판매된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