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IPTV(메가TV)가 사회적 약자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공익’ 미디어로 변신을 시도한다.
KT(대표 남중수)는 KBS(대표 정연주)와 협력, 다문화 가정 구성원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함양하고 원활한 사회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메가TV’를 통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데 합의했다.
IPTV가 사회적 소외 계층인 다문화 가정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매체로 활용되는 건 ‘메가TV’가 최초다.
이에 따라 KT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IPTV’의 공익성 논란에서도 한발 비켜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IPTV 경쟁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 및 LG텔레콤과의 차별화도 이룰 수 있게 됐다.
◇배경 및 내용=KT가 KBS와 협력한 것은 외국인 거주자 증가로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 다문화 가정을 위한 별도의 공익적 방송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가TV’의 공익성 제고를 꾀하는 KT와 공영방송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KBS의 이해관계가 부합된 결과다.
이에 따라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부족 및 채널 부족으로 한국어를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은 다문화 가정 구성원은 ‘메가TV’를 활용,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방식으로 한국어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문화를 보다 쉽게 익힐 수 있게 됐다.
KT는 KBS와 공동으로 우선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메가TV’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베트남어로 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는 베트남 프로그램 △베트남어 자막이 제공되는 KBS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KT는 KBS와 공동으로 베트남어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다른 언어로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IPTV, 공익 미디어 ‘첫발’=KT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문화 가정이 ‘메가TV’를 이용하면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어로 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T가 사실상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은 심신장애인 및 국가유공 상이자 및 애국지사가 IPTV(하나TV)에 가입할 때 기본요금 30% 할인, LG데이콤은 IPTV(myLGtv)를 포함한 결합상품 가입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가 극히 제한적이다.
KT는 “‘메가TV’를 통해 다문화 가정 구성원이 한국어 구사 능력을 함양하고 한국 문화·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메가TV’가 다문화 가정 구성원의 문화적 차이와 언어 갈등을 해소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오는 10월 IPTV 실시간 방송를 앞두고 KT와 KBS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익’이라는 공동 목표에 뜻을 같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KT와 KBS 간 계약 성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