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합기반사업, 부처별 개별 정책으로 자원 낭비

 정부가 진행 중인 IT기반의 융합산업 정책이 각 부처별로 정보통신의 특성을 무시하고 개별 정책을 추진한 탓에 호환성의 부재로 막대한 국가자원 낭비와 기회비용 상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4일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자동차·조선·의료·국방·건설 등 5개 분야의 기술 및 시장 동향을 분석해 발표한 ‘IT 기반 융합 산업의 발전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IT·자동차 융합 촉진의 기반이 될 ITS와 같은 국가적 인프라 확보를 위해 부처간 긴밀한 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정책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졸음운전경보시스템, 차량위험 상태 감시 시스템, 차량 시계 향상 시스템 등 지능형 자동차 기술의 경우 국내에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스템 적용을 위한 법과 제도가 미비해 상용화가 더뎌지고 있다.

또 교통카드, 버스정보시스템(BIS),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역시 부처별 개별적 추진으로 인해 표준화가 미흡하고, 활용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차세대 IT 선박 지원 정책도 미국의 NMEA(National Marine Electronics Association)가 제정한 선박내 표준 프로토콜 ‘NMEA 2000’ 등 국제 네트워크 표준에 대한 대응이 늦고, 고가의 해상통신 사용료로 인해 선박의 IT화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u시티 지원 정책은 기존 정부부처(건교부, 행자부)가 수립한 계획의 연계적 추진을 통해 지자체 및 민간 사업자의 혼선을 방지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물류 정보망 사업은 표준화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부처별로 정책이 추진돼 통합이 어려운 상황이며, u헬스 분야 역시 의료법 정비 부족으로 시장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

인터넷통신과 유선전화가 결합된 인터넷전화(VoIP)나 인터넷과 방송이 결합된 IPTV 서비스도 제도적 문제로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IT 기반의 융합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개발→초기시장 창출→산업화 촉진’ 등을 연계한 수요·공급자 간의 선순환 발전체계 구축이 중요하며, 정부차원에서 각 부처별 융합정책을 종합하고 조정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정보조사분석팀장은 “융합 부문의 시장 및 기술동향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