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기다리다 지쳐서…

[현장에서]기다리다 지쳐서…

 최근 통신시장의 주 관심사 중 하나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제도 시행 여부다. 올 초 전국 6대 도시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번호이동 시범서비스 때만 해도 인터넷전화 업계는 잔뜩 기대에 찼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도 시행을 연기했다. 10개 인터넷전화 사업자가 번호이동성 제도의 적기 시행 등을 위한 공동 건의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건의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120만명으로 일반 유선전화 대비 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며 “사업자들은 1년 3개월 동안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 준비를 완료하고 정책 고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인터넷전화는 ‘070-123-4567’처럼 번호 맨 앞에 ‘070’이 붙는다. 소비자에게 ‘070’이라는 번호는 아직 생소하다. 따라서 번호이동성제도는 인터넷전화 업계의 핵심 사항 중 하나다. 기존에 사용하던 번호를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옮겨 쓰면 부담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지난 2004년 10월 인터넷전화 역무(사업영역)를 고시한 때로부터 올해 번호이동 시스템 구축과 시범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꽃 피는 봄날’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봄날을 기대하며 배고픔을 겨우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008년 7월 현재, 인터넷전화 업체에 ‘기다림’이라는 단어는 사회통념상 이야기하는 ‘미학’이 아니라 ‘아사(餓死)’라고 여길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힘겨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가계통신비 줄이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이에 따른 첫 움직임으로 제18대 국회에 통신정책 관련 수정 법안을 제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 같은 움직임만으로도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는 기쁨이다. 이러한 기쁨이 인터넷전화 시장에도 현실화하는 시점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유진 몬티스타텔레콤 가치혁신팀 차장 yjreport@goodcc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