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코 콘퍼런스](결산)미디어 거물들의 최고의 말말말

 “노(No)!”

 미디어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제 26회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가 종료된 가운데 최고의 ‘말말말’은 야후가 낳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공동 제안한 인수안을 야후가 거절한 것이다.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는 미국에 내노라는 미디어 및 IT업계 핵심임원과 수장들이 집합하는 행사로 유명하다. 디즈니의 ABC 방송사 인수와 같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빅딜’ 논의도 선 밸리에서 시작됐다.

 ◇야후, 거부했지만 여운도 남겼다=올해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 내내 MS의 야후 인수 시도가 화제로 올랐다. 한때 협상 결렬을 선언했던 MS가 야후 지분을 4% 가량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과 손잡고 야후 검색 사업부를 인수하는 새로운 제안에 나선 것. 그러나 야후는 새로운 제안에 대해서도 “우스꽝스러운 제안”이라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야후의 ‘노(No)’에는 묘한 여운도 섞여 있었다. 야후 측은 “주당 33달러라면, 회사 전체를 매각할 수 있다”면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검색 엔진 사업부문만의 매각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 한때 주당 37달러를 요구했던 야후가 매각 가격 인하 의사를 밝힌 것이다. 주당 33달러는 MS가 협상 테이블에서 제안한 적도 있던 가격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MS는 전체 회사를 인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검색 사업부만 인수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칼 아이칸과의 공조로 내달 1일 야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멤버 교체에도 나서고 있다.

 ◇올드미디어 VS 뉴미디어=올드미디어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소셜네트워킹사이트 ‘닝(Ning)’ 운영자 마크 안드레센의 말말말도 앨런&코 콘퍼런스의 화제였다. 그는 콘퍼런스의 한 주제 발표의 패널로 참가해 “당신이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다면 팔아라, TV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팔아라, 영화 제작 스튜디어를 보유하고 있어도 팔아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디어 황제 루퍼드 머독의 생각은 달랐다. 수십 개의 신문사와 방송국을 거느린 뉴스코프 회장인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M&A는 없냐는 기자들이 질문에 “이번 주는 아니야(Not this week)”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신문과 방송 기업 인수에 얼마든지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떠오르는 샛별들=이번 콘퍼런스 초대장 리스트도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 업계에 새롭게 부상하는 ‘슈퍼 루키’들이 나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론형성사이트 디그닷컴(Digg.com)의 제이 아델슨 회장 겸 CEO, 소셜커뮤니티사이트 베보닷컴(Bebo.com)의 마이클 버치 창업자 겸 CEO, 온라인전문여행사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의 제프리 보이드 회장, 인터넷 방송 주스트(Joost)의 창업자 야누스 프리스, 온라인 날씨 정보업체 웨더빌 창업자 데이비드 프라이드버그, IPTV 솔루션 슬링미디어의 블레이크 크리코리언 회장, 위젯 솔루션 슬라이드닷컴(Slide.com)의 막스 레브친 창업자 등이 ‘예비 미디어 거물’ 대접을 받았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