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메일 프로그램 용량 초과시 통째로 사라져

MS 메일 프로그램 용량 초과시 통째로 사라져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일 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보관해 놓은 소중한 메일이 통째로 없어지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일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기술적 한계로서 사용자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 외에는 피해를 막을 뾰족한 대안이 없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일 프로그램인 ‘아웃룩익스프레스’와 ‘아웃룩’을 쓰다가 그동안 받은 메일 전부가 갑자기 사라지는 피해가 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일 프로그램이 일정 크기 이상의 파일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일 프로그램은 받은 메일을 ‘받은편지함.dbx’라는 파일로 저장한다. 이 파일 용량이 2Gb를 초과하면 받은 메일 전체가 사라진다.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주고받는 메일이 많아지고 용량도 커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마이크로소프트 메일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받은 메일 삭제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중요한 자료를 메일로 처리하는 회사에서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도 불가피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이에 대해 “정상적으로 메일을 쓰는 때에 받은 메일 용량이 2Gb를 넘을 확률은 크지 않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피해에 보상 의무가 없으며 파일을 되살리려면 데이터 복구 업체에 의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에게 받은 메일 삭제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확한 사전 경고도 전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일 프로그램에서는 받은 메일 파일 용량이 커지면 ‘받은 편지함 용량이 크니 압축하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나온다. 여기에 메일 삭제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는 들어 있지 않다.

 안철현 법무법인 로투스 변호사는 “과실에 의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제품 공급자는 이를 충분히 알려야 할 고지 의무가 있다”며 “이는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이유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또 “만일 이러한 피해가 다수에게 발생했고 이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 집단소송 제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윈도XP용 아웃룩익스프레스까지는 용량 제한 문제가 있지만 윈도비스타에서는 이를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아웃룩 2003 버전부터는 20GB로 용량을 확대해 피해를 줄였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 문보경기자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