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7개 방송 권역의 5분의 1 이하로 제한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겸영 규제를 가입자 기준 3분의 1 초과 금지로 완화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18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상정, 의결한 뒤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국무회의를 통과, 이르면 9월 공포·시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 및 매출 확대·투자 효율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개별 SO를 타깃으로 한 인수합병(M&A) 전략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MSO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PTV를 앞세운 통신사업자와 유효 경쟁을 하기 위해 규모를 확대하려는 케이블TV 사업자에게 외국인 투자자가 얼마나 의기투합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외자 비율, 얼마나 =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대기업 지분 제한은 없지만 외국인 지분은 49%까지 제한된다. 이런 가운데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는 최근 3∼4년간 투자 유치를 통해 외자 비율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CJ홈쇼핑(52%)을 대주주로 하는 CJ헬로비전의 외국인 지분율은 40%로, 주요 MSO 가운데 가장 높다. 매쿼리(자회사)와 ABN암로가 주요 외국인 주주다.
현대홈쇼핑을 비롯 현대백화점, 현대쇼핑, 현대에이치앤에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HCN의 외국인 지분율은 칼라일그룹을 비롯, 33.6%로, CJ헬로비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씨앤앰의 최대 주주는 매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MKOF)와 MBK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국민유선방송투자(92.5%)다.
국민유선방송투자 자체의 외국인 지분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2월 옛 방송위와 정통부가 씨앤앰 인수를 승인·인가함으로써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국내펀드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한 티브로드는 외국인 지분이 전혀 없지만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 & 외국인 투자자 “의기투합” = 케이블TV 사업자는 그동안 진행된 외국인 투자 행렬이 국내 케이블TV 성장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록 소유규제 제한이라는 걸림돌이 존재했지만 케이블TV 사업자가 투자 유치 이후 이렇다 할 행보를 구체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수년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 현금흐름만을 중시하는 기존 외국인 투자자의 행태와 차별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도 마찬가지다. 모 외국인 투자자 대리인은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투자는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익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 M&A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아날로그 케이블TV에 의존한 한국 케이블TV 사업자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았다”며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 상용화에 이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 결합상품 판매 확대로 가입자 확대 및 ARPU 구조가 개선되고 있음을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M&A를 위한 ‘실탄(?)’을 충분하게 확보한 CJ헬로비전과 HCN, 씨앤앰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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