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내전화 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 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통화가 안 된다는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KT가 정전 시 불통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도 시행 반대에 나선 데 대해 인터넷전화 업계가 KT의 ‘안(Ann)폰’을 비롯한 무선전화도 정전이 되면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 상황이다.
인터넷전화 업계는 정전 시 불통 문제는 인터넷 자체의 특성인 만큼 이를 이유로 제도 시행을 반대하는 것은 ‘발목잡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250만명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는 KT 안폰 중 무선전화 역시 정전이 되면 불통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KT의 주장대로라면 안폰 무선전화 사용자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며 “KT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네트웍스 측 역시 “향후의 통신 발전 방향을 감안할 때 인터넷전화에서 정전시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번호 이동 시행 지연 이유 중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궁색하기 짝이 없다”면서 “번호 이동과 관계없는 사안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KT 측은 “정전 시 통화 불가 문제가 번호 이동 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완벽하게 보완하고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화재, 천재지변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터넷전화 가입자들은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폰의 경우 유무선 단말기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전이 되더라도 이용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