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전지 증산 경쟁이 뜨겁다.
턱 밑에서 위협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고 세계 제1의 2차전지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정보통신기기의 보편화 양상에 따라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낙관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대규모 증산을 통해 완전 장악하겠다는 야욕도 저변에 깔려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2010년 가동을 목표로, 오사카 시내에 리튬이온전지 신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총 투자 금액은 1000억엔(약 9640억원) 이상으로, 단일 전지공장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공장이 2010년에 가동되면 마쓰시타전기의 리튬이온전지 생산량은 월 7500만셀 수준이다.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은 오사카, 와카야마, 중국 이시 등 3개로 월 최대 생산량이 2500만셀 수준임을 감안하면 신공장 1개 추가로 생산량은 지금의 3배로 껑충 뛰어오른다.
회사가 리튬이온전지 생산에 막대한 투자 금액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노트북PC,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MP3플레이어 등의 보급 확대로 2차전지 수요가 매년 급증하면서 충분한 투자 효율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마쓰시타전기의 위상은 세계 5∼6위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산요전기가 21.3%의 시장을 점유하며 1위를 고수하고 있고, 14.6%인 소니, 13.3%의 삼성SDI, 10.0%의 중국 BYD, 8.0%의 LG화학, 7.3%의 마쓰시타전기가 뒤따르는 양상이다.
세계 1위 업체인 산요전기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산요전기는 이달 초 총 200억엔(약 1930억원)을 투자해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효고현에 리튬이온전지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오사카에 공장 하나를 건설 중이다. 두 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내년 산요전기의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30% 이상 늘어난다. 월 생산량이 5000만셀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엔 6500만셀을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산요전기가 이달 초 효고 공장 신설 계획을 내놓을 때만해도 확고한 1위 굳히기 전략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번에 마쓰시타전기가 산요전기를 뛰어넘는 월산 7500만셀 계획을 내놓으면서 일본 업체간 선두자리 다툼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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