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묘한 전자상거래 사기

 “5000원 깎아 드릴 테니 직접 송금해주세요.”

 인터넷을 통한 사기 사건은 대체로 이러한 전화로 시작된다. 판매자가 카드사와 오픈마켓의 수수료가 너무 많아서 남는 게 없다며 할인해줄 테니 직거래하자는 내용이다.

 보통 직거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긴 해도 ‘몇 천원이 어디야’ 하며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또 마음 한구석에는 ‘나만은 사기꾼에게 걸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은근한 자신감도 들게 마련이다. 사기꾼 역시 소비자의 심리를 읽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사기 방법이 계속 출현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사기를 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제보를 받아 취재한 ‘제3자 사기’가 대표적이다.

 제3자 사기의 특징은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명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판매자를 가장해 구매자에게 접근하고, 또 판매자에게는 구매자인 척 접근한 뒤에 중간에서 판매대금 내지 물품을 받아 도망간다. 이렇게 되면 구매자와 원판매자는 진짜 사기꾼이 누군지도 모른 채 서로를 사기꾼으로 몰 수밖에 없다. 이 사이 진짜 범죄자는 다른 대포폰과 계좌번호를 이용해 유유히 또 다른 먹잇감을 찾고 있다.

 제대로 된 상품에는 적절한 시장 가격이 있다. 또 정상적인 상품은 대체로 십여년간 발전해온 인터넷상거래 시스템 속에서 주로 거래된다. 인터넷 쇼핑몰의 범죄가 고차원으로 진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버릇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사이버수사대 등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싼값에 현혹되지 말고, 안전한 시스템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몇 천원, 몇 만원을 아끼려 제도권을 벗어난 인터넷 상거래로, 그보다 몇 배, 몇 십배 비싼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김규태기자<생활산업부>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