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와 문화콘텐츠가 한국의 다음 10년을 책임질 산업이라는 주장에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우리의 전통산업이 신흥국가에 밀리기 시작한 가운데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것이 지식산업이고, 소프트웨어와 문화콘텐츠는 지식산업의 대표주자다. 문화콘텐츠산업은 21세기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미 세계 각국은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문화콘텐츠산업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4%가 ‘국가 발전을 위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21세기를 주도할 신성장산업 1위로 문화콘텐츠산업을 뽑았다. 소프트웨어산업은 원자재가 들지 않아 유가 변동이나 원자재 가격 파동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고용계수가 높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매출 1억원을 올리면 0.62명을 고용할 수 있어 제조업의 0.06명보다 10배 이상 많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와 문화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와 문화콘텐츠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법복제를 꼽고 있다.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불법복제율은 43%로 조사국 중 27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20%와 일본 2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불법복제로 인한 전체 문화콘텐츠산업의 매출 손실은 20조8000억원, 고용 손실은 16만6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4대 주요 콘텐츠인 영화·음악·방송·출판산업의 피해액이 연간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사설 서버 확산으로 관련 기업들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새로운 자본주의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보았듯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나라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한 개방과 그에 따른 시장 원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문화콘텐츠 분야도 예외는 아니며 국내에서의 성장은 물론이고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저작권 침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자국에서 지식재산권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 자국의 지식재산권이 보호받기 원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와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지식재산권 보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국 내 해외 지식재산권의 중요성도 꾸준히 알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한 미국은 지난 2005년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 불과했지만, 소프트웨어 및 정보기술 산업의 성장률은 10.8%를 기록했다. 만약 소프트웨어산업이 없었다면 미국의 GDP 성장은 3.2%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또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270만명 이상을 고용했으며 순고용은 17% 증가했다. 이 분야 고용자의 2006년 평균임금은 7만5400달러로 민간기업 종사자 4만2400달러보다 78% 많았다. BSA는 올해부터 4년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을 10% 줄이면 76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1조3000억원의 경제 성장, 7360억원의 추가 조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통한 혜택은 특정 그룹이 아닌 모두에게 환원되는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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