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업계가 대화면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기술 공동개발을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엔 대용량 데이터 무선전송 기술 상용화에 대단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나섰다. 규모의 경제 확보는 물론 국제기술 표준화를 주도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는 일본 IT업계의 또다른 합종연횡 전략의 하나다.
소니, 도시바, 캐논, 히타치제작소 등 15개사는 대량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고속 전송하는 기술인 ‘트랜스퍼 제트’의 상용화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공식명칭은 트랜스퍼 제트 컨소시엄으로, 컨소시엄 대표 기업은 소니로 정해졌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은 제휴관계를 맺고, 기술 상용화 및 응용 기기를 개발해 시장형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이 기술의 국제표준화에도 참여하게 된다.
소니가 기초 기술을 개발해 지난 1월 공개한 트랜스퍼 제트는 기기간 접속 설정의 복잡함과 전송 품질 불안에 따른 통신속도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한 근거리 데이터 무선 전송기술이다. 소용량 데이터를 원거리에 전송하는 기존의 무선전송 기술과는 달리 전송거리가 수 ㎝로 한정된 기기 간에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세계 IT기업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전송속도는 최대 560Mbps로, 소니가 최근 제작한 시제품에선 6MB 데이터를 단 2초만에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이 보급될 경우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에 저장된 영상을 PC나 TV로 재생할 때 케이블 연결이나 별도의 설정작업 없이 기기들을 곁에 두기만 하면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PC에 저장돼 있는 대용량 영상물이나 음악파일을 PMP 옮길 때에도 무선 전송기술을 활용하면 시간 절약을 물론 번거로움에서도 해방된다.
트랜스퍼 제트 컨소시엄에 참가한 기업은 소니, 캐논, 코닥, 히타치제작소, 빅터(JVC), KDDI, 켄우드, 마쓰시타전기, 니콘, 올림푸스, 파이어니아, 엡손, 소니 에릭슨, 도시바 등 14개가 일본 기업이며, 일본 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다.
컨소시엄 기업들의 대부분은 내년 초에 트랜스퍼 제트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