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지나면 마우스와 이별"

"5년 지나면 마우스와 이별"

 ‘굿바이 마우스!’

 유력 정보기술(IT) 전문기관인 가트너 연구원이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BBC와 인터뷰한 가트너 스티브 프렌티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3∼5년 뒤에 컴퓨터 마우스가 사실상 사망 신고(demise)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0년 동안 컴퓨터와 인간을 잇는 수족 역할을 해온 마우스의 종언을 언급한 것이다.

 마우스를 대신해 부상하는 것은 이른바 ‘몸짓 컴퓨터 메커니즘(gestural computer mechanisms)’. 건드리면 반응하는 터치 스크린이나 촉각 인터페이스, 사람의 표정을 읽는 각종 장치, 인간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프렌티스 애널리스트는 “마우스는 데스크톱 환경에서는 훌륭한 도구였다. 그러나 홈엔터테인먼트 시대나 노트북 시대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몸짓 인터페이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곳도 컴퓨터 업계가 아닌 소비자 가전 업계나 게임업계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손으로 조작하는 리모컨을 대신해 인간의 표정을 인식한 후 이를 분석해 TV를 조작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리모컨으로 TV를 조작하듯 얼굴 표정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채널을 돌리고 원하는 메뉴를 선정할 수 있다.

 소니, 캐논 등 적지 않은 영상 관련업체들도 실시간 표정 인식 기술을 제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웃을 때 사진이 자동으로 찍히는 초보적인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프렌티스 애널리스트는 “오는 9월에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정할 수 있는 헤드세트도 나올 것”이라면서 “컴퓨팅 파워가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각종 인터페이스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에 세계 최대 마우스 생산업체인 로지텍은 “너무 과장된 예언”이라는 반응이다. 로지텍은 지난 20년 동안 5억개가 넘는 마우스를 판매했다. 로지텍 로리 두리 수석 부사장은 “컨버전스의 영향으로 인터페이스가 많이 변화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마우스의 비중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중요한 도구가 바로 마우스”라면서 “전세계 인구가 60억명이고, 인터넷 인구가 10억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마우스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