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마잉주 총통 내각이 대만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 규제 철폐 및 완화를 추진한다.
이달 초 양안(중국과 대만)간의 항공편이 운행된데 이어 대만 내각은 중국 현지 투자에 대한 제한 완화안을 20일 발표했다.
치밍 이인 대만 경제부(MOEA) 장관은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안을 8월 1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대만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금액 제한을 폐지하고 정부 승인만 거쳐 원하는 만큼 중국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무제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대만 기업의 자격을 명시하고 있다.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대만기업은 연매출 5억타이완달러(약 167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중국에 2개 이상의 지사를 두어야 한다. 또 2500만타이완달러 이상 지출과 50명 이상의 직원 채용이 필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대만 기업 중 577개 이상의 기업이 이 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도 이 기준에 해당되며 인텔 등 대만에 법인을 둔 기업들의 중국 투자도 허용된다.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들은 총 자산의 60%까지만 중국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대만 정부는 순자산 50억타이완달러 이하의 기업들은 순자산의 40% 이상을 중국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50억∼100억타이완달러 규모의 자산 기업은 순자산의 30%까지로 제안하고 있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홍콩 포함)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해 이미 중국이 대만의 수출 1위 대상국이 됐다. 투자 규모도 15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미 마잉주 대만 총통은 지난 10일 300㎜ 반도체 웨이퍼 생산공장을 중국 본토에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후 대만 경제 회생의 방법으로 공약한 대륙과의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 대해 그동안 취했던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투자제한 조치도 추가로 완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내각의 계획은 야당인 민진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막대한 국부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 제한 완화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관련 업체들이 웨이퍼 구경에 대한 규제 뿐만 아니라 현재 0.18미크론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미세공정 이전 허용 기준을 0.13미크론급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주가는 중국 투자 기대 심리에 따라 발표가 있은 17일 전일 대비 6.9%나 급등했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