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오를 매각, 미국 이동통신 사업 전략으로 지분투자를 통한 우회로를 선택한 SK텔레콤의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리오’ 지분을 버진모바일에 넘기고 버진모바일USA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SKT는 스프린트넥스텔의 경영권 인수와 관련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미국 메이저 이동통신 사업자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SKT의 이 같는 스프린트넥스텔 경영권 인수에 국한된 입장이다. SKT가 다양한 사업 기회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힌 것처럼 모종의 또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즉, 경영권 인수는 아니지만 지분 투자를 비롯 합작회사 설립, 기술제휴 등 협력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여전히 인수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앞서 SKT는 지난 2005년 미국 초고속인터넷 업체 어스링크(EarthLink)와 합작·설립한 ‘힐리오’로 미국 시장을 두드렸지만 가입자 정체 및 누적 적자로 어려움을 겪은 끝에 버진모바일에 지분을 양도하고 2대 주주로서 간접적인 경영 참여에 나섰다.
SKT가 스프린트넥스텔과의 협력을 통해 버진모바일에 이은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 입지를 넓히는 전진기지를 늘려 미국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스프린트넥스텔 경영권 인수 논란으로 SKT의 미국을 비롯한 해외 이통 사업 추진을 위한 강한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 SKT가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순간에는 과감한 전략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김원배기자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