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ED 강국` 주춧돌 놓자

 에너지 절감에 큰 효과가 있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국내산업 기반은 취약해 시장 초기부터 외산에 안방을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내업계가 LED 조명 기구 등 껍데기만 만들어낼 뿐 핵심기술인 칩과 패키지 같은 알맹이는 미국·일본·대만의 해외 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칩과 패키지뿐 아니라 일부 장비는 외산 사용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장비 역시 국산화율이 미미하다.

 부품·소재 국산화가 중요하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지가 언제부터인데 아직도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다니 답답하다. 제2의 빛으로 불리는 LED는 컴퓨터·냉장고 같은 전자제품뿐 아니라 주택용 일반 조명에 이르기까지 최근 그 사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면서 반도체 산업을 능가하는 차세대 산업군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런 유망 품목이 시장 초입부터 외산 잔치가 된다면 부품소재 강국을 바라는 우리의 꿈은 그만큼 더 멀어질 것이다. 현재 정부는 일부 어선의 전등을 LED로 교체하거나 우체국의 전등을 LED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전개하면서 LED 전등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칩과 패키지 등을 국산화하지 않은 채 LED 전등 보급에만 열을 쏟는다면 이는 결국 외산업체 배만 배부르게 해주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업계는 정부의 LED 보급 활성화 정책이 산업전반의 체질 강화를 도외시한 채 조명기구 확대에만 너무 치우쳐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조명 중 30%를 LED로 교체하겠다는 정부의 ‘1530’ 프로젝트를 봐도 LED 칩 및 패키지 기술력 확산 방안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LED 조명의 이 같은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명 일변도에서 벗어나 부품·장비를 포함해 LED 산업 전체를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즉, 단순히 LED 조명 확대에 매달리기보다는 전후방을 포함하는 LED 산업 전체를 차세대 성장동력 삼아 이를 집중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조명이 전체 LED 시장의 10%밖에 안 되는 반면에 자동차·휴대폰 등 LED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데서도 그 필요성을 잘 알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LED 산업이 아직 개화기라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호흡을 맞춰 제대로 발전시킨다면 거꾸로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자면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부품·소재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전후방 산업 모두를 포함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현재 협의체 성격의 ‘LED 표준화 컨소시엄’이 있지만 이 역시 조명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12년까지 세계 톱3 LED 산업 강국이 된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목표가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하루빨리 부품·소재·장비 같은 후방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