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정보기술(IT) 분야 대표 기업이 잇따라 향상된 2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MS는 40%대의 이익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유가와 미국발 경제위기로 악화된 소비심리가 성수기로 진입하는 3분기 수요를 희석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불안감은 오히려 커져가고 있다.
◇실적은 ‘쑥쑥’=IT기업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깨가 ‘으쓱’해지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25%에 달하는 순이익 성장률로 ‘기술주’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어 MS는 지난달 말 마감한 4분기(4∼6월)에 전년 동기보다 무려 42% 성장한 42억97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운용체계(OS) 수요 증가과 서버용 소프트웨어 부문의 이익 증대가 뒷심이 됐다.
IBM 역시 우수한 성적표를 선보였다.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22%나 증가했고 매출액도 13%가 늘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이다.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12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 못 미쳐 주가가 되레 하락했다.
◇여전히 불안한 3분기=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술주의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요가 증가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2분기 매출은 4% 늘었으나 이익은 61%가 줄었다. 고가·고기능 제품의 판매가 줄면서 평균판매가(ASP)가 125달러에서 117달러로 떨어진데다가 구조조정 비용을 대거 투입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노키아는 3분기에도 비슷한 상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향상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구글 역시, 임직원들에 대한 주식 보상으로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어두운 전망의 배경이 됐다. 경기 탓에 인터넷 검색 광고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 역시 “3분기가 고비”라고 관측했고 작년 말까지만 해도 ‘품귀’가 전망됐던 LCD 패널 제조업체들은 TV 및 PC, 모니터업체의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 마핸니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3분기 경제 상황을 기술주들이 얼마나 차단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