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게임업체 CEO가 말하는 중국 게임 시장

한중 게임업체 CEO가 말하는 중국 게임 시장

 지난 18일 막을 내린 ‘차이나조이 2008’에는 중국 시장을 노리는 많은 게임업체 CEO가 운집했다. 이 가운데 한·중 게임업계의 대표적 CEO 2명을 만나 중국 게임 시장의 현주소와 공략 해법을 들어봤다.

 권이형(38) 사장은 ‘열혈강호’로 2005년부터 3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무려 9600만달러 매출을 올린 엠게임의 선장이다. 우궈량(40) 사장은 중국 최대 게임포털 중 하나인 ‘롄종’을 서비스하고 있는 아워게임에셋의 사령관이다.

 ◇3년 전에 비해 중국 게임 시장의 변화는

 우궈량=3년 전만 해도 중국 시장은 90% 이상 한국 온라인게임이 차지했다. 지금은 반대로 중국 온라인게임이 7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공개로 중국 게임업체는 막대한 자본을 쌓았고 그 자본을 자체 개발 게임에 쏟고 있다.

 권이형=3년 전 중국 게임업체들은 한국 온라인게임을 베끼는 수준에 그쳤다. 이제는 중국 온라인게임이 외형 면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90% 수준에 육박했다. 몇몇 게임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의 장단점은

 우=중국 게임업체는 중국인의 정서를 잘 안다. 중국 게임 이용자가 원하는 걸 알기 때문에 겉으로는 부실해보여도 흥행 면에서 좋다. 반대로 해외 시장에 나가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2007년 기준으로 중국 게임 수출은 1억달러를 밑돈다.

 권=큰 시장과 풍부한 자본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내수만으로도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누리고 있으며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 데 200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된다. 반면 게임의 완성도는 아직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회계 처리의 불투명함도 단점이다.

 ◇한국 게임업체의 장단점은

 우=온라인게임 개발 능력이 역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게임에 접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해외 시장 진출은 한국 게임업체들의 장점이지만 수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은 단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권=게임 개발 능력이 기본이고 운영 노하우 면에서는 어떤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 이는 단기간에 쌓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중국과는 이 분야에서 2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본다. 인기에 따라서 특정 장르에 편중되는 점은 약점이다.

 ◇한국 게임업체의 중국 시장 공략 해법은

 우=MMORPG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MMORPG는 나라마다 문화에 맞게 현지화 작업을 해야 하지만 캐주얼게임은 그 부담이 적다. 최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크로스파이어’가 그 좋은 예다. 중국 게임 시장을 낮게 보는 시각은 빨리 고쳐야 한다.

 권=현지화가 열쇠다. ‘카트라이더’나 ‘창천’ ‘열혈강호’ 등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중국 협력사도 관건이다. 대형 업체는 안정적이지만 요구 조건이 많다. 반대로 신생업체는 충성도가 높다. 게임 출시에 최소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협력사는 잡아야 한다.

 상하이(중국)=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