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주 구글·마이크로소프트가 전년 동기보다 30∼40% 치솟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각양각색의 촌평이 쏟아졌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우울한 세계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IT 관련주들의 장밋빛 미래를 섣불리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증시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조명했다.
△구글, “파티는 끝났다”=구글의 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35% 상승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캐너코드애덤스의 콜린 길리스 애널리스트는 미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전망에 대해 “실적 반등(rebound) 파티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구글의 실적 수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은 미국 광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쇠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 평가는 온라인 광고 사업의 이익 감소와 외부 기업 인수에 따른 비용 지출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구글의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23% 추락했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제프리 린드세이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이익(margin)인데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더블클릭’ 인수 등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 구조의 취약점을 상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MS, “SW 영역은 만족, 인터넷 사업은 ‘글쎄’”=MS의 2분기 순이익은 기업 고객용 소프트웨어 매출의 증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치솟았다. 반면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6.5% 떨어졌다.
애널들은 MS가 핵심 사업 영역에서는 ‘선방했다’는 반응이었지만 인터넷 사업 등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에드워드존스의 애널리스트 앤디 미들러는 “소프트웨어 분야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 광고 사업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 몇 개월간 벌어진 야후 사태를 고려할 때 인터넷 광고 사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리델 MS 최고재무담당자(CFO)도 “온라인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지만 하반기에도 외부 환경은 험난할 것”이라며 “고객들은 지출하는 비용의 단 일 센트라도 쉽게 쓰지 않는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IT 대장주, 하반기에도 웃을까=양대 IT 기업에 대해 월가가 어두운 예측을 쏟아냈지만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제 상황 속에서도 건재한 IT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의 호조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IBM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킴 코헤이 애널리스트는 “IBM은 신성장원인 중소 기업용 제품 등에 공을 들인 결과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pretty good)”며 “기업들은 꾸준히 기술을 사들이고 있으며 그것이 주효했다”고 평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