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시광산 `희소금속`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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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금 매장량의 6분의 1, 은 매장량의 4분의 1을 보유한 나라는 어디일까.

 아프리카도 중국도 아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도시에는 세계 매장량에 견줄 경우 은의 22.42%, 금의 16.36%가 쌓여 있다. 나라별 축적량을 순위로 매기면 단연 1위다. 인지움 축적량은 15.5%로 세계 2위, 동은 8.06%로 역시 세계 2위, 탄탈은 10.41%로 세계 3위다. 이들 금속은 PC·TV·휴대폰 등 생활 깊숙히 파고든 문명의 이기에 녹아 있다. 이를 두고 ‘도시광산’이라 부른다. 지하 광맥에 대조되는 말이다.

 산케이신문은 22일자 기획기사에서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광산’으로 부상했고 심화되는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광산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물질재료연구기구의 추산 자료에 따르면 일본 ‘도시광산’에 축적된 인지움은 세계 매장량의 15.50%에 달한다. 인지움은 희소 금속 중 하나로 형광체나 투명 전극 등에 없어선 안 될 물질이다. 초강도 공구 등에 사용되는 희소 금속 탄탈의 축적량도 10.41%나 된다.

 전 세계에 4만2000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은 일본 ‘도시광산’에 6800톤 가량이 쌓여 있다. 수치상으로 보면 일본은 지상 자원의 대국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지상 자원을 회수하는 기술이나 수준은 아직 초보 단계다. 일본 정부의 가전 리사이클법 시행으로 인해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대상으로 한 자원 회수는 이뤄지고 있으나 엄청난 수량의 휴대폰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미개척 광산으로 남아 있다.

 휴대폰 한 대에서 회수 가능한 금의 양은 7㎎. 금 1㎏을 모으려면 휴대폰 17만대 가량이 필요하다. 금속 대기업 DOWA홀딩스가 실제 경험을 통해 낸 통계에선 디지탈카메라와 휴대폰 제품 1톤에서 회수 가능한 금의 양은 각각 170g과 400g, 은의 양은 각각 490g과 2300g이다.

 ‘도시광산’ 활용논자인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의 바바 켄지는 “지상 자원의 재활용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당면 과제”라며 “지상에 분산돼 있는 자원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본 환경성은 휴대폰을 포함한 소형 폐가전의 자원 재활용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2009년부터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순환형 사회’에 다가서려면 기업이나 가정에서 버려지는 자원의 회수와 재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