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는 이용자의 방송매체 사용 행태에도 적잖은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상파DMB가 지상파TV 프로그램 재전송 미디어로 폄하되는 기존 인식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상파DMB 사업자 유원미디어(대표 조순용 www.u1media.com)가 실시한 ‘지상파 DMB 이용 이후 과거와 비교해 다른 방송매체에 대한 이용량이 어떻게 변했나’라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7명 가운데 403명(40%)이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다른 방송매체 이용 시간 혹은 빈도 등이 변했다고 응답한 40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2명은 다른 방송 매체 이용이 줄었다고 밝혔다.
‘다른 방송 매체 이용이 매우 감소했다’는 시청자도 44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DMB 시청자 10명 중 4명꼴로 지상파 TV 등 다른 방송 매체 이용에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결과에 대해 유원미디어 관계자는 “지상파DMB가 고정형 TV 등 다른 방송 매체의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즉, 이동 중에 시청 가능한 지상파DMB가 기존 고정형 TV 등 다른 방송 매체의 ‘보완재’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상파DMB가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와 시청자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등 독립적인 미디어 환경이 탄탄하게 구축되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와 반대로 ‘다른 방송 매체 이용이 증가했다’(5.4%)와 ‘매우 증가했다’(2.2%)는 응답은 소수인 7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상파DMB 사업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지상파DMB를 통해 지상파 TV 프로그램을 이동 중에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이목을 집중할 만한 특화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요구하는 결과다.
지상파DMB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에 적합한,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실험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유원미디어는 “이번 조사 결과는 수많은 뉴미디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상파DMB가 이미 시청자에게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원미디어가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체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가장 많은 363명이 ‘스포츠’ 프로그램에 특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332명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매체로, 143명은 오락·연예 프로그램이 돋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는 곧 유원미디어 시청자가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유원미디어가 지향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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