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 투자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IT산업은 이제 IT강국 코리아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IT 발전은 휴대폰, 반도체 등 관련 제품의 수출 증대를 통한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무역 인프라의 개선을 가능케 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원가절감에도 많은 기여를 해 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무역관련 인프라는 지속적인 수출 증대에도 주요 경쟁국에 비해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수출기업 등 우리 기업의 물류비가 매출액의 9.7%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의 2배 이상에 이르는 등 물류비 관리 및 관리시스템의 효율성 증진이 요구된다. 특히, 수출입 물품의 내륙 운송이 도로에 집중돼 있어 파업 등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무역업계에 전가된다.
이 같은 문제점은 수출 경쟁력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무역 분야의 새로운 인프라 구축과 적용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자무역은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IT를 기반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무역 규모에 따르는 인력과 시간, 경비 증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초기 무역자동화는 90년대 초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의 무역자동화 업무가 도입되면서 추진됐다. 그러나 EDI 방식은 단계별로 무역업무 처리가 단절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올 5월 개발 완성된 전자무역자동화시스템이 전자무역 단일창구(싱글 윈도)인 u트레이드허브다. 무역업체를 중심으로 마케팅·외환·물류·통관·결제 등 무역관련 제반 업무가 하나의 시스템에서 N 대 N 방식으로 일괄 처리되도록 한다는 게 특징이다.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 산물인 u트레이드허브 구축으로 이제 우리나라는 APEC 등 국제기구로부터 미국·일본 등 선진국보다 앞선 전자무역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등 전자무역 선도국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종이 없는 무역(Paperless Trade)을 실현하는 전자무역의 경제적 효과는 무역 부대비용의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연간 4조3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국제경쟁력 향상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개발한 u트레이드허브는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전자무역시스템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무역업무는 외국과의 거래이므로 그 범위를 해외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 부문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볼 수 있는데 지난달 무역협회-세계은행 간 금융데이터통신협회(SWIFT)-외환은행은 업무협력약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전자무역시스템의 세계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새로운 협력 모델은 u트레이드허브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전자무역과 전 세계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SWIFT, 무역 금융 및 외환 업무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외환은행이 협력해 글로벌 무역결제시스템을 개발, 확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차적으로 중국의 중국국제전자상무중심(CIECC)과 일본의 도쿄미쓰비시은행이 실행 계획에 참여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일본을 아우르는 동북아 3개국이 전자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했다.
이후 유럽·미국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u트레이드허브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글로벌 전자무역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전자무역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그 중심에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위치에서 앞장서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지원 및 협조가 긴밀히 이루어져야 하고 해외 관련기관과의 정보교환 및 기술표준화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유창무 무역협회 부회장 cmryu@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