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부터 누구나 네이버 같은 민간 포털에서 지식경제부의 R&D 사업 기획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집단지성·집단협업 방식을 도입해 다른 사람의 기획안에 덧붙여 더 나은 기획안을 만들 수도 있다. 지식경제부는 R&D 사업 기획에 일반인의 관심 및 참여가 늘어나고 집단지성을 활용함으로써 사업기획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민간 포털시스템 내부에 온라인 연구기획 포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R&D 기획단, 사업단별로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던 기존과 달리 인터넷 사용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네이버, 다음 등 민간 포털 내부에 설치될 예정이다.
카페나 블로그 등의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기존과 접근성 차이가 없기 때문에 포털사이트 첫 화면이나 네이버의 ‘지식in’과 같은 집단지성 서비스 내부에 해당 포럼으로 직접 링크되는 배너를 상시 게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배너를 특정 위치에 상시 게재하는 건 포털사이트의 광고수익과도 관련 있어 지식경제부는 이미 일부 포털사업자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연구기획 포럼이 마련되면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지식경제부 R&D 사업 기획에 참여할 수 있다.
집단지성·집단협업 방식인 ‘위키(wiki)’ 개념을 도입하는 게 이 계획의 핵심이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org)와 같이 다른 사람의 기획안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더 낫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누구나 수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위키 서비스인 ‘스프링노트(springnote.com)’의 방식과도 유사하다. 다만 위키 방식으로 R&D 사업을 기획하게 되면 최초 제안자와 최종 선정된 기획안에 가장 많이 기여한 사람이 달라질 수 있어 R&D 사업 기획과 기획된 사업을 수행할 사업자 선정은 분리하게 된다.
지식경제부는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고 공고 등을 통해 연구기획 포럼을 설치할 포털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기존에도 각종 연구개발사업단 사이트 등은 많았지만 아는 사람만 들어오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했다”며 “일반인의 관심이 늘어날수록 집단지성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R&D 사업의 질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획, 평가 등 전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지식경제부 R&D 사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민간의 사업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