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익명의 힘이 클까, 돈 되는 기명의 힘이 클까’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위키피디아에 필적할만한 지식 공유 서비스로 화제를 모은 ‘놀(Knol)’을 공개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동안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해오다 이번에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것.
놀은 집단 지성을 이용해 지식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위키피디아와 비슷하지만, 운영 원칙에서는 상당한 차이점을 드러낸다.
놀의 가장 큰 특징은 ‘기명(bylines) 시스템’을 바탕으로 저작권을 강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anonymity)’을 원칙으로 하는 위키피디아와 달리 개인 저자나 그룹 저자를 명확히 밝힌다.
놀에서는 저자로서 승인(permission)을 받지 못한 단순 방문자는 편집할 수도 없고 글을 기고할 수도 없다. 위키피디아에선 개인정보 제공이 필요없는 간단한 아이디 등록만으로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 위키피디아가 주제어 중심으로 한 지식 공유 서비스라면, 놀은 저자 중심의 지식 공유 서비스인 셈이다.
놀 서비스 관리자인 세드릭 듀폰(Cedric Dupont)은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저작자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도를 확인하고 사용자 사이의 경쟁심을 유발하도록 각 글마다 일종의 등급도 매겨진다. 사용자 등급, 사용자들의 평가 등 사람들이 얼마나 특정 페이지를 언급하느냐에 따라 각 글의 순위도 정해진다. 무엇보다 놀의 저자들은 광고도 유치할 수 있다. 구글 측은 저작권이 명확히 밝혀져 있기 때문에 놀 저자들은 애드센스 등 온라인 광고를 유치할 수 있으며, 수익을 구글과 배분한다고 밝혔다.
형태는 블로그 페이지와 비슷하다. 형식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구글은 한 주제에 대해 1페이지 이내로 써 줄 것을 권유한다.
구글 측은 “놀이 위키피디아와 경쟁하고 싶지 않다”면서 “위키피디아가 놀을 활용할 정도로 권위있는 정보의 원천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변 확대에 성공한 위키피디아를 놀이 짧은 시간에 따라잡기는 힘들 전망이다. 2001년 1월 선보인 위키피디아의 사용 인구는 1억1600만명, 지난 4월 기준으로 수록된 글 수는 1000만개를 돌파했다. 미국에서는 인기 웹사이트 10위에도 꼭 들어간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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