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게임업계 인사 담당자들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특히 히트상품 출시가 한동안 뜸해지면서 창의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고급 인재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지만 게임업계로 유입되는 고급인력 수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인사 담당자들의 지적이다. 고급인력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는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이공계 기피현상 및 병역특례제도 등 외부 환경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병역특례 혜택 대상이 과거 2000년대 초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구미에 당기는 직원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2000년 84개사, 109명이던 게임분야 병력특례 인원은 2001년 214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그 이후 2002년 51명, 2003년 21명, 2004년 30명, 2005년 54명, 2006년 22명, 2007년 45명이 산업기능 요원으로 배정됐다. 2006년은 2001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과장은 “게임인력에 대한 병역특례는 지난 2000년 시작됐으며, 현재는 병무청 정책에 따라 인원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게임업계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인적자원 관리(HR)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감나무에서 홍시가 떨어지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비장함이 묻어난다. 실전교육을 받은 인재를 직접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네오위즈는 자체 교육기관인 ‘네오위즈 게임 아카데미’를 설립, 6월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권순성 교육본부장 등을 포함한 교수진은 현업에서 상용 게임기획 및 개발경험이 있는 강사들로 채워졌다.
넥슨도 고려대·한국게임산업진흥원·카네기멜론대학교와 새로운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넥슨 게임트랙’을 마련, 운영에 들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올 9월부터 고려대 정보통신대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학생들은 총 7학기 동안 게임 관련 전공 과목을 수강하고 4학년 마지막 학기에는 넥슨 또는 게임산업진흥원에서 학점 인정 인턴십 과정을 밟게 된다.
게임산업진흥원 인턴십 이수자 중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카네기멜론대학에서 1년 6개월 동안의 정식 석사과정에 무시험으로 진학할 수 있다.
학비의 50%는 게임 아카데미가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학생이 넥슨에 취업한다는 조건으로 기업체가 지원한다. 고대는 올해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한 뒤 내년 아카데미에서 상반기 속성 교육을 한 다음 내년 9월 카네기멜론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유병채 과장은 “현재 연세대·카이스트·서울대·포스텍 등의 대학교와도 이 같은 모델 도입에 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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