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이통사들이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케팅 비용 절감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이통사들의 실적이 벼랑 끝까지 갔다.
늘어나는 매출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
SK텔레콤은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9%, 26% 가량 줄었으며, KTF는 9년만에 적자전환하는 충격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다.
LG텔레콤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통업체들의 실적을 놓고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원인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시장 경쟁에 따른 과도한 보조금 경쟁 때문이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의무약정제가 실시되면서 너나할 것 없이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었다.
마케팅 비용의 긴축은 실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로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1분기 전분기에 비해 마케팅비용을 10% 정도 긴축했으며, 이는 78% 영업이익 상승의 결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요금인하와 각종 할인 상품 등으로 인해 점점 약해지는 수익구조 에서도 마케팅비용은 실적개선의 응급처방인 셈이다.
문제는 이통사들이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마케팅비 지출에 대해 시장의 변화를 바라는 ‘기대’로만 차 있을 뿐, 구체적인 전략이 없어, 하반기 역시 바닥을 치고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케팅비 지출에 대해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상반기 시장경쟁의 출혈이 컸으며, 경쟁사인 KTF의 3G 전환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만큼, 하반기에는 마케팅 경쟁이 자제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KTF는 “하반기부터 의무약정 도입에 따른 해지율 감소 효과와 경쟁의 완화가 예상, 보조금을 합리적인 수준까지 끌어내려 마케팅비를 줄이겠다”고 밝혔었다.
양사 모두 마케팅비를 줄인다는 같은 의견을 피력했지만, 사실상 그 대안은 “그동안 경쟁이 심한 만큼 하반기에는 경쟁사도 마케팅비를 축소할 것”이라는 막연함이 전부다.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의 마케팅비 지출을 줄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 통신시장은 그리 녹록치 많은 않다.
하나로텔레콤의 영업정지가 끝난 후 SK텔레콤이 본격적인 결합상품 공세에 들어가고, KT와 KTF의 합병이 성사되면 제2의 결합상품 마케팅 경쟁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함상품의 영향으로 이동시장의 경쟁이 통신 전반의 경쟁으로 번져가는 지금 상황에서 과연 이통사들이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