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대세론? 대안론!

[현장에서]대세론? 대안론!

 기름값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지갑이 얇아지는 서민들에게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할인점에서 운영하는 주유소가 최다 5군데에 생긴다는 소식이다.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드는 초고유가 시대에 100원 이상 저렴하다는 점은 주머니가 가벼운 운전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주유소 업계는 대형 할인점이 주유소 사업에 나서는 것을 놓고 불매운동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할인점에서 운영하는 주요소가 어떤 효과로 이어질지 속단할 수 없지만 나는 새로운 선택의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소비자가 상품가치에 따라 선택하듯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 선택의 권리는 더욱 확대돼야 한다. 자동차 시장에도 이상기류가 퍼지고 있다. 세계에서 자국 자동차 점유율이 가장 높다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잦은 파업, 수출과 내수의 가격 역차별, 옵션 품목의 끼워 팔기 등 소비자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대안으로 수입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전 시장은 어떤가. 세계 가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국내기업이 있다는 것은 분명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는 메이저급 두 회사 제품 외에는 별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불행 아닌 불행을 겪고 있다. 조금은 다른 기능과 디자인 혹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대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전자전문점만 보더라도 메이저급 회사 제품이 대부분이다. 물론 서비스와 브랜드에서 중소기업과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서비스 부문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은 점점 어려워지고 오히려 기존 회사도 거대 기업과 경쟁을 피해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건을 구매하려고 할 때 종류가 두 가지밖에 없다면 서운하지 않겠는가. 묵묵히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많은 전자기업의 부활과 선전을 기원해본다.

조용석 대우일렉트로닉스 부장 choys@dw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