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가 전통적인 핵심 사업 영역인 통신시장의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과거 IBM·HP 등 하드웨어 장비 업체들이 IT 컨설팅·관리 업체로 변신에 성공한 사례처럼 통신장비 기업들도 서비스 부문을 신성장원으로 육성함으로써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알카텔루슨트·노키아지멘스·에릭슨 등 대표적인 통신장비 공급업체들이 최근 장비 제조업에서 통신 시스템 구축 및 관리 서비스 제공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중 29일(현지시각) 실적 발표를 앞둔 알카텔루슨트는 기존 주요 고객인 통신 사업자 외에 공공기관·병원 등 특화된 전문 레퍼런스 발굴해 유지·보수 서비스사업을 착수했으며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영국 고속도로 통신 시스템 현대화 프로젝트, 알프스 고타르 터널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구축 사업, 프랑스 고전압전력선용 광통신 네크워크 구축 사업 등의 유지·보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설비업체인 ‘트랜스파워’와 1억 5000만유로 규모의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파리 지하철 통신·보안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수주했다고 월스트리트는 덧붙였다.
알카텔루슨트는 이같은 신규 분야 개척으로 유무선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장비 공급 사업의 성장률 하락이라는 난제를 극복하고 저가에 장비를 공급하는 중국의 화웨이·ZTE 등과도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노키아지멘스·에릭슨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서비스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릭슨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했으며 노키아지멘스는 올 연말까지 직원 15%를 감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신 부문에 의존해온 이들 업체의 도전이 성공할지 판가름하는 데 최소 5년 이상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점쳤다. 로드 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통신장비업체들의 서비스 분야 진출이 진정으로 효과를 발휘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서비스 사업은 예상보다 까다롭고 투입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