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TV 때문에 웃고, 디카 때문에 울고’
일본 주요 가전업계 1분기(4∼6월) 실적의 명암이 엇갈렸다.
3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소니와 도시바가 주요 품목인 소비자 가전 제품과 메모리칩의 부진으로 치명적인 손실을 입은 반면 마쓰시타는 평판TV 판매의 호조로 선방했다.
◇소니, 영업이익 39.5% ↓=소니는 4∼6월 전자부문의 가격 경쟁 심화와 에릭슨과의 합작사인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매출 부진으로 이 기간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무려 47.4% 줄어든 350억엔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34억엔으로 39.5%나 감소했다.
특히 전자부문은 TV·비디오게임 판매량 증대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7.2% 줄어든 440억엔에 그쳤다.
이중 핵심 상품인 ‘사이버샷’ 디지털카메라는 경쟁 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하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소니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2008년 회계연도 이익을 17% 하향 조정했다.
다이와리서치연구소의 카주하루 미우라는 “전반적으로 소니의 매출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전자 부문은 출혈 가격 인하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도시바, 메모리칩 가격 하락 악영향=세계 2위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인 도시바도 순손실이 116억엔으로, 최근 3년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동기보다 2.8% 줄어든 1조6200억엔을 기록했다.
외신들은 메모리칩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도시바 칩 주요 고객인 소니의 수요 위축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도시바는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를 여전히 2900억엔으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도시바의 연간 목표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며 “칩 판매의 부진으로 도시바는 9∼10월경 목표치를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쓰시타, 평판TV 호조로 순익 ↑=그나마 마쓰시타가 평판TV 판매량의 급증으로 일본 대표 가전기업의 체면을 살렸다.
마쓰시타의 1분기 순이익은 73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억엔의 두 배 가까운 86%나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평판TV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마쓰시타는 이같은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돼 올 회계년도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 상승한 310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