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성DMB 서비스가 결국 불명예스럽게 퇴장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IT미디어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의 위성모바일방송 서비스 자회사인 MBCo가 내년 3월을 목표로 회사 청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시바가 MBCo를 설립한 지 10여년만에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3여년 만에 엄청난 부채를 남기고 시장에서 퇴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1998년 법인 설립 후 5년 만에 사업권을 따내는 우여곡절을 거쳐 2004년 ‘모바HO!’라는 이름으로 첫 방송을 내보냈을 때만해도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MBCo는 2년 뒤인 2006년까지 최저 150만명, 최대 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모바HO!의 가입자는 1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2008년 3월 결산 연매출은 27억엔, 영업적자는 82억엔에 이른다.
도시바는 이러한 상태로는 흑자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위성DMB 서비스의 실패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휴대형 TV나 PC 등으로만 단말기로 내놓아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휴대폰을 단말기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일본 지상파DMB 서비스 ‘원세그’가 등장, 휴대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MBCo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내년 3월 사업을 종료하게 되면 위성DMB 전용 단말기에서 더이상 방송을 볼 수 없다. 도시바는 “고객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MBCo 청산 비용 등으로 250억엔의 추가 손실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도시바는 SK텔레콤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S밴드 방송위성(MBSAT)의 운용은 지속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는 여전히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TU미디어 회원수는 약 140만명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용어설명) MBCo
1998년 5월 도시바가 설립한 모바일 방송 전문 자회사. 자본금 368억6795만엔이다. 2006년 SK텔레콤, 샤프, 도요타자동차, 마츠시타전기, NTT데이터 등 91개사가 증자에 참여했다. MBCo는 모바HO!라는 이름으로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서비스 가입비는 2500엔, 월정 기본요금은 400∼2080엔에 이른다. 현재 7개 비디오 채널과 40개 오디오 채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