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초고속 인터넷이라면 세계 최고다.
신속함을 추구하는 국민성도 있겠지만,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국토면적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 인터넷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기업도 이를 적극 활용, 서울에 있는 본사와 부산에 있는 지사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치 같은 사무실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듯한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인은 아직도 기업 내외부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지연이 심각하다고 토로한다. 이미 일부 기업이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지연 사태에 대해 골머리를 알고 있으며, 이 문제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영역 확대와 기업 내외부 간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포화현상에서 나타난다.
첫째, 국내 기업의 글로벌로 인한 본사·지사 간의 커뮤니케이션 증가다.
예를 들어, 한국의 본사에서 디자인한 휴대폰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미국 지사에서 판매한다고 생각해보자. 세 장소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의 필수 요소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해외 진출 국내 기업 지사들, 특히 낙후된 지역의 지사들은 메일 하나를 보내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이는 분명히 기업에 소리 없는 고통을 주고 있다. 각국 간 인프라 격차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불통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둘째, 인터넷 접속 패턴의 다양화로 인해 인프라가 포화상태에 이른 경우다. 더 이상 책상의 컴퓨터만이 인터넷 접속의 도구가 아니다. 노트북PC는 물론이고 휴대폰, MP3플레이어 같은 기기로도 인터넷 접속이 활성화되고 있다. 게다가 그 사용자와 시간도 꾸준히 늘고 있다. 쉽게 말해서, 현재는 왕복 4차선 도로에 100대의 차량이 평균 시속 80㎞로 소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도로에 400대의 차량이 소통한다고 생각해보자. 평균 속도는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한정된 인프라에서 사용자의 꾸준한 증가는 결국 사용자의 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곧 커뮤니케이션 지연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셋째, IT 자원의 통합 추세가 커뮤니케이션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령 각 지사에 위치한 서버를 본사 데이터센터로 중앙 집중화시키면, 분명 관리자 위치에서는 보안성과 관리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각 지역 서버에 접속하던 사용자들이 원거리에 위치한 본사 서버에 접속하게 되므로, 데이터 전송 지연이 일어나며, 결국 비즈니스 효율성을 감소시킨다.
글로벌화, 인터넷 접속 방식의 다양화 그리고 IT 자원의 통합이라는 트렌드는 우리 사회에 커뮤니케이션 지연이라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특히 현재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와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불통과 지연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IT 강국을 유지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국가로 초석을 굳히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서비스 지연 문제를 전사적 차원에서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서비스 지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설마 서비스 지연 문제가 생기겠느냐 하는 식의 안일한 태도 또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효율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향후 몇 년 내에 일어나게 될 서비스 지연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절실하다. 다가올 서비스 지연 이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또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서비스 지연을 해결하면서도 보안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미연에 방지하는 기업만이 다음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블루코트코리아 김종덕 사장 jd.kim@blueco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