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신임 사장의 코트라(KOTRA) 개혁 의지가 예상 외로 강력하다. 그의 포부는 코트라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운용 기조를 두고는 “기존 코트라에 짙게 배어 있는 관(官) 색채를 완전히 빼겠다”고 선언했다. 파격적이고 놀라운 발상이지만 매우 시의적절하고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짚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그간의 코트라는 누가 봐도 산자부(지경부)의 내부 조직으로 비쳤고 아직도 일반인 중에는 직원들을 공무원 신분으로 혼동하는 사례가 많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는 지경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하지만 기관의 이미지와 업무 형태에서 관료 조직의 냄새가 묻어 있다는 또 다른 방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우리 기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도움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일종의 거리감을 느껴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취임한 조 사장이 대대적인 개혁을 천명하고 진정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기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것은 반가운 일이다.
변화된 코트라가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IT산업 수출의 최전선에서 충실한 도우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 사장은 94개의 해외무역관을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로 확대 개편, 유관기관과 사무공간을 공유하고 공동협력 사업을 수행하기로 했다. 무역에 얽매이지 않고 투자, 자원, 기술협력을 아우르는 ‘개방형 비즈니스 허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에 가장 적합한 상품은 역시 IT라고 할 수 있다.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지경부가 정통부의 IT 부문을 흡수했고 해외 관련 지원기관들도 일정 부분 통폐합한만큼 코트라로서는 더욱 커다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게 됐다.
방대한 코트라 조직이 오랜 기간 축적한 현지 네트워크와 고도로 전문화된 기존 정통부산하기관들의 현지 인력들이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다면 IT 해외 진출은 순풍을 만난 배가 될 것이다. 조 사장도 지식서비스 산업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이 대목은 의지가 아니라 정교한 이행 시나리오와 이를 성공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전문인력이 동시에 갖춰져야 가능하다. 마침 IT기업들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이머징 마켓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트라의 도움이 절실한 시점이다. 중소기업 밀착형, 현지 밀착형 지원기관으로서의 코트라가 한국 IT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