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인수에 본격적으로 가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티에옌 하이얼 해외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서 해외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면 무엇이든 고려 대상이라면서도 “조만간 GE 사업부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GE가 가전 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후 시장에선 하이얼과 LG전자를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손꼽아 왔다. 남용 LG전자 부회장도 5월 기자간담회서 “(GE 가전 매각 건이) 전세계 가전시장의 구도를 바꿀 수 있고 LG전자 실적에도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며 GE 가전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LG전자는 GE 가전 사업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엿보이고 있어 하이얼과 대조적이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달 21일 열린 실적 발표회서 “GE가 가전 사업부를 스핀오프(모회사에서 분리ㆍ독립한 자회사의 주식을 모회사의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 할 것으로 들었다”면서 “이 경우 매각 작업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LG전자가 GE 가전 인수에 대해 현재까지 진행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해 관심이 멀어졌다는 뜻을 내비쳤다.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하이얼은 글로벌 인수·합병(M&A)를 주된 공략법으로 채택해왔다. 하이얼은 지난 2005년 사모펀드들과 협동해 미국 3위 가전 업체인 메이택 인수를 노린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하이얼에겐 인수 적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