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수익 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로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고 연 이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유무선 통신사들은 단말기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한편 요금제 손질에도 나설 계획이다.
◇휴대폰 보조금 줄여라=이동통신사들은 지난 1∼2분기에 최고조에 올랐던 보조금 경쟁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경쟁사 보조금에 맞춰 무리하게 지출해 상반기 이익규모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이통 3사의 보조금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신규 가입자 수는 171만2000명으로 전월(216만2000명) 대비 20.8% 감소했다. 해지율 역시 3.7%로 지난 6월 4.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는 그만큼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폭으로 감소한 신규 가입자 수는 마케팅비용 부담 감소를 의미할 뿐 아니라 1인당 마케팅 비용 감소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결과”라며 “신규 가입자 수가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에 보조금이 덜 뿌려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SKT는 7월 순증 가입자 폭이 전달에 비해 80% 이상 하락했지만 이를 회복하기 위해 무리한 마케팅 비용 지출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보조금을 대거 풀었지만 오히려 순증 폭이 줄었다는 점에서 경쟁으로 인해 상처만 남았기 때문이다.
KTF 역시 1인당 가입자 유치 비용을 지난 2분기 23만8000원 수준에서 18만원 정도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따라서 ‘쇼킹스폰서’ 등 보조금 제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선업계도 허리띠 졸라매= 유선업계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모습이 확연하다.
LG데이콤은 단말 전략 수정에 나섰다. 지난달까지는 기존 가입자가 추천한 고객에 한해 인터넷전화 ‘마이엘지(myLG)070’용 단말을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약정 기간별로 비용을 지급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1년 약정 시 3만9600원(월 3300원), 무약정 시 7만2000원을 일시 지급해야 한다.
LG데이콤은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KT도 와이브로 요금제에 손을 댔다. 기존 ‘자유선언’ 프로모션 요금제가 1만9800원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사용량을 30Gb로 제한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과거와 같은 출혈경쟁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들은 계속해서 비용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